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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인지 발달에 대하여-피아제의 인지발달 이론

by RUE_KI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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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지발달이란?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신체적 성장과 함께 지적인 변화도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더 고차원적인 영역입니다. 이러한 본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스위스의 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는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피아제 이전에는 아동의 인지 발달이 생물학적으로 성숙해짐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관점과 사회적인 학습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관점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피아제는 아동의 자연적인 성숙 능력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또한 피아제는 아동이 단순히 생물학적 요인이나 환경 자극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가 아닌 발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존재로 보았습니다. 

 피아제는 1896년 스위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중세 역사학자였던 아버지를 두었던 피아제는 어린 시절부터 과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피아제가 10세 무렵 동네 공원에서 변종 참새 중의 하나인 알비노 스패로(albino sparrow)를 관찰한 논문을 출판했으며, 18세가 되던 해에 스위스 뉴샤델 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받았고, 1918년에는 동 대학교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때까지 진행했던 생물학 연구는 피아제가 "정신 발달이 바로 근본적으로는 환경에 대한 적응 과정이요, 생물학적 발달의 확장이다"라는 견해의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피아제는 아동을 한 명의 과학자로 생각했습니다. 아동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 위한 실험을 하며, 이러한 실험을 통해 자신이 경험하는 세계를 조작화하고 물리적 및 사회적인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이론을 구성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피아제는 이러한 이론을 도식(Schema, 스키마)이라고 불렀습니다. 새로운 사건이나 대상을 접할 때, 아동은 그것을 기존의 도식을 통해서 이해하려고 합니다. 피아제는 이것을 동화(assimilation), 즉 새로운 사건을 기존의 도식에 동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동이 손에 잡히는 것들을 모두 입으로 가져가는 것은 동화의 한 예입니다. 음식을 먹는 행위로 물건을 판별하는 기존의 도식에 새로운 물건을 짜 맞추려는 시도인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항상 기존의 도식에 맞추어 생각할 수는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령 아동이 '고양이'라는 도식이 형성되었다고 가정할 때, 아동이 사자를 보고도 고양이와 생김새가 비슷하기에 기존의 도식으로 사자를 고양이로 이해하고 "고양이다!"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저 동물은 고양이가 아니라 사자야"라고 말해 줌으로써 오류를 정정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아동은 '사자'라는 새로운 도식을 형성합니다. 이처럼 기존의 도식에 동화시킬 수 없는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기존의 도식을 변경하게 되는 것을 조절(accommodation)이라고 합니다. 

 

 피아제는 감각 및 운동능력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인지발달에서 출발하여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의 습득과 표현, 즉 형식적 사고로 완결되는 인지발달의 네 단계를 제시했습니다. 

 

2. 피아제의 인지발달 단계

 1) 감각 운동기

 출생부터 2세까지의 단계로 이 단계에서 지적 발달은 주로 언어 이외의 측면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시기의 아동의 운동 활동과 지각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한 피아제는 이 시기를 감각운동기로 명명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과학자로서의 아동은 이 시기에 여러 실험을 진행합니다. 아동은 자신과 얼마나 멀리까지 떨어져 있는 대상을 잡을 수 있는지 알게 되며, 책상 위에 컵을 떨어뜨리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이들은 외부 세계와 분리된 존재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이런 자신에 대한 개념을 발달시킵니다. 이 시기의 아동의 중요한 성취 중 하나는 대상 영속성(object permanence)입니다. 대상 영속성은 자신이 볼 수 없어도 대상은 계속 존재한다는 인식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생후 초기에 아동의 눈앞에 장난감을 흔들다가 어느 순간 뒤로 감추면 아동은 그 장난감이 사라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동이 대상 영속성을 획득하면, 같은 장난을 치더라도 아동의 반응은 달라집니다. 이미 아동은 그 장난감이 자신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전 조작기

 2세부터 7세 정도의 시기로, 아동은 언어라는 상징을 사용하여 사고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 아동들의 사고는 매우 직관적이기 때문에 추론이나 논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피아제가 이 시기를 전 조작기라고 명명한 이유는 이 시기 아동들이 아직 특정 규칙이나 조작(operations)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조작이란 정보를 논리적으로 분리하거나 결합, 혹은 변형하는 정신적인 과정을 말합니다. 구슬 10개를 흩어 놓거나 한곳에 모아 놓아도 그 수는 변하지 않지만, 이 시기의 아동들은 흩어 놓았을 때 구슬의 수가 더 많다고 인식합니다. 이는 보존(conservation) 개념을 아직 획득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자아 중심성(ego-centrism)입니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내가 배가 부르면 옆의 친구가 배고픈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시기의 아동에게 세상의 중심은 자신입니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기에 이 시기의 아동이 특히 이기적 모습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이기적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의미가 아닌 단지 타인의 관점이 자신의 관점과 다른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이 시기의 아동들이 비 협동적인 이유가 이러한 자기중심성으로 인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3) 구체적 조작기

 7세에서 11세가량의 시기를 말합니다. 이 시기의 아동은 전 조작기에서 획득하지 못했던 보존 개념을 획득하고, 여러 논리적인 조작들을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의 아동은 동물이라는 카테고리에서 포유류와 조류 등 조건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구체적 조작기로 명명한 이유는 아동이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대상과 관련하여야만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형식적 조작기

 11세 이상의 시기의 아동과 청소년들은 상징적인 용어들로도 추론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시기에 사고는 도덕, 신념, 상관 등 추상적인 원리에 기초합니다. 또한 점차적으로 가상적인 가능성들, 가정이나 추측을 고려할 수 있게 됩니다. 완전한 성인의 지적 능력은 이 형식적 조작기 동안에 이루어집니다. 실제적으로 한 사건에 대해 가설을 구성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수학, 물리, 철학, 심리학 등 추상적 세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성인이 모든 주제에 형식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익숙하지 않은 주제라고 한다면 그것을 구체적 조작기 단계에서 사고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심리학을 전공하신 분이 아니라면 이 글이 조금 어려우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동이 환경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며, 그 모든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환경을 실험하는 한 명의 과학자라는 것입니다. 이 시기의 아동들이 더 적극적으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여러 긍정적 자극을 제공하고 충분히 그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면 아동은 더 능동적으로 발달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지출처:https://kr.freepik.com/free-photo/brain-writes-with-white-chalk-is-on-hand-draw-concept_6170400.htm#query=%EB%87%8C&position=2&from_view=search&track=s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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